2007년 발매된 토리코레! 가이낙스 캐릭터즈 5종 중 포함된 신세기 에반게리온 아야나미 레이 피규어입니다. 레이가 식빵을 물고 달려가는 장면은 흔히 순정만화의 '식빵소녀' 패턴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허둥지둥 질주하는 식빵 소녀가 골목 모퉁이에서 남학생과 부딪히게 되고, 이후 겨우 도착한 학교에는 아까 부딪힌 그 남학생이 와있는, 그런 뻔한 클리셰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생각보다 60년대 이후 순정만화 내에서 그렇다할 식빵소녀의 원형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본보다 패러디가 우선하는 시뮬라크르를 목격하게 된 셈입니다. 일본의 순정만화 오타쿠이자 요리 연구가인 후쿠다 리카씨는, 정확히 식빵소녀 클리셰의 원본이 되는 만화는 찾아볼 수 없으며, 클리셰로써의 식빵소녀를 확립시킨 작품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고 합니다. 에반게리온 TV판 26화에는 신지의 망상(이마저도 망상입니다. 신지의 머릿속에 그럴듯한 순정만화 패러디로 식빵소녀가 선택됐다는 거겠죠?) 속에서 식빵을 물고 달리는 지각생인 아야나미 레이가 신지와 부딪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쩌다보니 식빵 소녀 클리셰의 원형을 담당하게 된 레이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피규어로, 레이와 순정만화 클리셰 모두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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