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이즈 - 29-31 그대여, 락스타가 되려하는가.. 이 바지에는 에디 슬리먼이 되지 못한 남자의 회한이 묻어있다. 운동으로 인해 타이트한 엉덩이와 허벅지, 골격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구축되는 테이퍼드 핏. 또한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조심스러운 라이프스타일과의 부조화가 묻어있다. 잔뜩 멋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탄 채 거울을 바라보다 이내 위화감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온다. 방에서 바지를 벗으며 떠오르는 문장. ‘이 팬츠는 이렇게 소모되어선 안 된다.’ 이제 서른이 가까워지며 나는 체형에 대하여 생각한다. 골반이 있는 남자, 혹은 없는 남자. 종아리가 짧은 남자, 허벅지가 발달한 남자, 허리 길이가 짧은 남자.. 혹은 다리가 긴 남자, 또는 목이 긴 남자. 혹은 나이에 따라 배가 나오는 남자… 남성의 체형은 실로 다양하며 마치 그것은 패션에 대하여 천부된 운명과도 같아서, 사실 우리 스스로가 좇는 멋, 도달하고자 하는 ‘나 자신다움’의 영역에는 (우리가 숭상하는 거창한 ‘라이프스타일’ 이외에도) 결국 스스로가 타고난 체형과 대한 이해와, 이상적인 체형을 세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동반됨을 깨닫는다. 우리 모두 멋을 좇아, 나 자신과 의류 사이의 괴리를 감각하지 못하고 그저 옷이 멋지단 이유로, 브랜드를 동경하는 이유로, 디테일이 뛰어나단 이유로 어울리지도 않는 무언가를 어색하게 걸치고 다니던 시절이 있다. 혹은 여전히 그 시절을 통과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이 데님 팬츠를 보내는 까닭은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채 그런지한 차고에서 아무렇게나 담배 쩐내가 날 것 같은, 브릿 팝을 시끄럽게 틀어놓고 낡은 소파에서 High를 만끽하는, 있는대로 바지를 내려입고 주말의 이태원에서 시덥잖은 젊음을 낭비하는 이상적인 나 자신이라고 여겼던 아웃핏이 더 이상 나에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시 근육을 빼고 살을 빼겠는가? 그런 일은 내게 너무 과하게 멋지거나, 미련한 짓이다. 다시, 그리하여 이 바지를 내놓는 것은 어떤 동경이나 복제 없이, 고유한 나와 대화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겠다는 남성의 일종의 선언이자, 굉장한 가능성을 가진 이 의류가 나보다 멋진 주인을 향해 가길 바라는 환도의 마음인 것이다. 서른으로 넘어가며, 나는 이 바지를 20대에 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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